저장대학교 국제화의 주역들
- 교육경영국제화기사
- 8월 25, 2019
국제화 전략 실행의 비결 국제화는 목표가 아닌 ‘방식’
저장대학교 국제화를 이끄는 국제교류협력처 리민 처장과의 인터뷰 저장대학교(浙江大学)는 영국 <타임즈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지에서 발표하는 국제화 지수(International Outlook)를 2018년 25점에서 2019년 52점으로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전략과 실행이란 새의 두 날개와도 같아서 한쪽이 없으면 다른 한쪽도 존재할 수 없다. 저장대학교 국제교류협력처(国际合作与交流处) 리민(李敏) 처장이 국제화 전략과 실행이라는 두 목표를 단 1년 만에 모두 이룩한 저장대학교의 비결을 직접 공개한다.
– 저장대학교가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요?
<타임즈 고등교육> 지의 국제화 지수는 국제 학생 비율, 국제 교직원 비율(%값) 및 국제 공동 연구 건수라는 세 가지 지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두 간단해 보이는 지표이지만 사실 장기간에 걸친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개선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닌 것이지요. 이번 성과는 지난 몇 년에 걸친 저희 노력의 결실입니다. 저희 대학의 국제화 전략은 (1) 교수진 채용, (2) 글로벌한 교육 프로그램 도입, (3) 공동 연구 장려를 위한 인센티브 체계, (4) 홍보 활동이라는 네 가지 측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해외 교수진을 영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전 세계 최고의 교수진 및 학생들을 중국으로 유치하고자 굉장한 공을 들였습니다. 저희도 전 세계 곳곳에서 뛰어난 연구 인재를 영입하고 이를 위해 매력적인 보수, 주거지, 연구 환경 및 연구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희 학교의 표어 ‘구시창신’(求是创新, 진실을 구하고 혁신을 추구하다)의 정신에 동의하는 연구자들이 저희 학교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자연의 미와 혁신에 필요한 역동적 에너지가 함께하는 매력적인 도시, 항저우 시에 저희 캠퍼스가 자리했다는 점이야말로 저희 대학의 최대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대부분의 아시아권 대학에서 국제 학생 수를 늘려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때 저장대학교에 오는 국제 학생들은 중국어 및 중국 문화를 공부하러 오는 이들뿐이었고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중국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에 별 매력을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 그 중에서도 특히 과학 분야에서 영어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이 방침을 더욱 힘있게 추진해 나가려는 취지로 마련된 가장 중요한 이니셔티브가 바로 저희 국제캠퍼스(International Campus)입니다.
– 개별 연구자가 국제 공동 연구와 논문 공저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데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저희 저장대학교는 해외 대학 및 기관 200여 곳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와 같은 파트너십은 국제 학생 수 증대에도 도움이 되지만 공동 연구 장려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희 교수진을 대상으로 기초 연구비 형태로 공동 연구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포괄적인 지원 체계가 있으면 연구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공동 연구에 나설 동기가 생기지요. 최근 몇 년 간 국제 논문 공저 및 인용 횟수가 괄목할 정도로 늘어났고, 아마 이 점이 저희 대학의 국제화 지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영어 강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교수진도 있을 텐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저희 대학 인사처에서 개발한 교수진 역량 계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 중 ‘뉴 스타 프로그램’(New Star Program)이라는 것이 있는데, 저희 교수진 중 해외에 1~2년 정도 머물며 국제적 경험을 쌓고자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해외에 다녀오시는 분들은 국제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어서 오시고 국제 공동 연구의 장점을 이해하십니다. 따라서 저희 대학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 국제교류협력처의 조직 구성과 역할은 무엇인가요?
저희 국제교류협력처는 대학의 글로벌 전략 및 그 실행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학이 국제적 명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부처, 단과대 및 학과들과 긴밀하게 공조합니다. 저희 처 산하에는 총무 및 정보관리팀, 교류협력팀, 국제학생·교원교류팀, 대외협력팀, 홍콩·마카오·대만사무팀, 그리고 해외홍보팀 6개 팀이 있습니다. 각 팀별로 저한테서 직접 업무 지시를 받는 부처장이 배정됩니다. 팀원은 모두 합쳐 20명이고 다들 긴밀하게 협업하는 관계입니다.
– 신규 프로젝트는 보통 어떤 식으로 개시하시나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할 때가 많습니다. 설문조사를 하기도 하고, 다른 대학의 모범 사례에 대해 연구하기도 하고, 저희 대학 나름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공부하기도 하지요. 저희 역할은 저희만의 고유한 특성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저장대학교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대학으로서 파트너 대학·기관, 교수진 및 학생들을 더 유치할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저희 전략이 대학의 전반적 목표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저희 비전을 항상 다시금 점검해 보곤 합니다.
– 저장대학교는 국제적 홍보에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이런 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희가 국제 홍보를 시작하던 당시에도 전 세계를 상대로 저희를 영어로 홍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너무나 명백했습니다. 세계 일류 대학이 되려면 당연히 외부에서 저희에 대해 쉽게 보고 듣고 알 수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예전에는 해외 유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대학의 구 영문 사이트를 비판적으로 평가한 뒤 “우리의 홍보 대상은 누구인가?” 하고 저희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개선에 나서게 되었고 해외홍보팀을 신설하게 된 것입니다.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홍보에 나서는 것은 물론 파트너 대학, 졸업생, 과거 저희 대학을 찾아온 적이 있는 분들 및 저희 대학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저장대학교 영문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희 대학의 최신 연구 및 교육 성과에 대해 알리는 것은 물론 캠퍼스 소식도 전하고 있습니다.
– 국제화 전략 실행을 위한 인재 계발은 어떻게 하시나요?
의외일 수도 있겠지만 저희 팀원들 중 저널리즘이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민간 기업과 달리 대학에게 브랜드 구축이나 홍보는 모두 새로운 영역입니다. 저희 모두들 배워 나가는 단계인 것이지요. 다른 대학에서 벤치마킹해와야 할 모범 사례는 뭐가 있을까? 우리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 우리의 현 실정은 어떨까? 이런 핵심 질문에서 시작해서 차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형성해 나갔습니다. 어떻든 저희 모두 지속적으로 배워 가고 있습니다.
– 처장님에게 ‘국제화’란 어떤 의미인가요?
학계 인사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세요. 다들 ‘국제화는 필수다’라고 할 겁니다. 그런데 이게 왜 필요한지를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국제화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방식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언어·문화적 장벽을 뛰어넘고 글로벌 인재를 대상으로 문호를 개방해서 교육과 연구의 질을 개선하는 실질적 방식인 것이지요. 저희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