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스타트업과 인큐베이터, 대학을 넘어 모두를 위한 ‘윈윈’ 전략

대학가 스타트업과 인큐베이터, 대학을 넘어 모두를 위한 ‘윈윈’ 전략

최근 과학계에서는 무궁무진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 커뮤니케이션의 속도는 전례 없이 빨라졌고, 과학 논문 출간 건수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오픈액세스 출판이 학술 출판업계의 ‘핫한’ 트렌드로 자리잡음에 따라 첨단 연구 결과를 전 세계 어디서든 전례 없이 쉽게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학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함에 따라 전 세계 대학 또한 연구 성과의 임팩트를 홍보하고 국제적 학술 인재를 영입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학술 연구 성과는 잘만 활용하면 인류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무한하다. 이미 휴대용 혈당측정기, 심박조율기, 보청기, 휴대용 배터리, 보행 보조 로봇 등 사례도 충분히 많이 나와 있다. 이처럼 연구 상업화라는 거대한 가능성에 탄력을 받은 전 세계 대학가에서는 최근 학술 연구에 대한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여 연구 성과를 실험실뿐만 아니라 실제 상업적 환경에 적용하여 수익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야흐로 대학가 스타트업의 세계가 도래한 것이다.

‘대학가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거창한 이름 같지만 사실 신생 스타트업을 위한 플랫폼의 하나일 뿐이다. 과거 대학가에서는 스타트업 문화 하면 ‘신성한 연구를 가지고 돈이나 밝힌다’며 눈살을 찌푸리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학 혁신, 경제발전 및 국제적 인지도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인정받는 추세이다. 한·중·일 3국 및 미국, 독일, 네덜란드와 같이 세계적으로 연구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나라에서 대학 스타트업은 잘만 키워 내면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연구 우수성 프레임워크’(Research Excellence Framework, REF)에서 고등 교육기관의 연구 품질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맞추어 연구 자금을 배분한다. 이곳의 연구 품질 평가에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연구 성과를 통해 학계 외 다른 부문에 어떤 임팩트를 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대학 스타트업은 첫 단추만 잘 꿰면 기관의 연구 임팩트 점수를 높이는 ‘효자 기업’이 될 수 있다.

대학가의 스타트업 문화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은 대학뿐만이 아니다. 최소한 선진국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요즘 대학생들은 대학으로부터 학위 및 캠퍼스 라이프 이상으로 자기 사업을 시작하여 시장성 있는 아이디어 구현, 후원자·투자자 및 다른 스타트업 사업가들과의 협업 및 사회적 움직임 촉발과 같은 기회를 누리고자 한다. 야심과 두뇌 및 의욕으로 넘치는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이만한 기회가 또 있을까? 기관 입장에서는 스타트업 문화에 투자하고 이를 홍보하는 만큼 양질의 인재를 더 많이 유치해 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대학은 또한 캠퍼스 내에서 이루어지는 산학 협력을 위해 특화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를 이른바 인큐베이터라고 부르는데, 캠퍼스에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그 취지이다. 인큐베이터가 갖추어진 환경에서는 뜻 있는 학생들이 캠퍼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다른 학생들은 물론 엔젤투자자, 벤처투자자 및 업계 최고 인재를 찾는 기업과 의미 있는 대화를 시작하고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다. 스타트업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인큐베이터를 잘 갖춘다면 학생들의 향후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잘 나간다면 대학에게도 명성, 인지도 및 시장 가치 제고라는 혜택이 돌아온다.

하버드, MIT, 스탠포드 및 UC 버클리와 같은 주요 미국 대학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대학교, 싱가폴 국립대학교, 인도 공과대학교(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IIT) 및 국내에서는 중앙대학교 및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가 스타트업 문화가 잘 발달된 대학으로 유명하다. 이들 대학에서는 산학협력을 위해 전담 부서를 따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가령 국내 대학의 산학협력단) 특허 출원 및 투자자·기업가들과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대학 연구 성과의 상업화를 책임지는 기술 연락사무소도 갖추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스타트업 문화가 갖춰져 있으면 대학과 학생 모두 업계와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굉장한 기회를 누릴 수 있기는 하지만 때 이른 상업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기초 연구가 수익 창출에 떠밀려 뒷전이 되는 일이 없도록 스타트업 문화 구축과 더불어 세심한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새 시대에 맞는 비전이 있는 대학이라면 스타트업 및 인큐베이터야말로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이다. 대학 임팩트 및 인지도 제고는 물론 최고의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든든한 밑바탕, 대학가 스타트업 문화에 주목하자.

 

대학가 스타트업에 대해 세계에 알리고 싶은 여러분만의 이야기가 있으시거나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차세대 사업가를 배출하고자 하는 대학 관계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저희 <ScienceTalks> 지에 서면으로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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